일주일 열심히 일했다면 잠시 쉬어가자. 여름 호박과 여름 매미의 향연을 듣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르는 여름의 무더운 날씨와 함께 한 자락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그 시원함은 배가 된다. 한 주 열심히 일했다면 잠깐 쉬었다 가도 되겠지.
잘 익은 호박과 싱그러운 매미소리
사실 이 두 가지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다.
하나는 햇살을 머금고 잘 자라는 둥글고 예쁜 호박이고 다른 하나는 한 여름 얼마 남지 않은 매생(매미의 생애)을 못내 아쉬워하며 열심히 구애활동에 빠진 매미들의 소리렸다.
이런 것들은 어쩌면 여름을 대표하는 것들 일지 모르겠다. 누구 하나 관심은 없지만 그네들은 그들이 할 것을 하며 스스럼없이 흘러갈 곳을 따라 흘러간다. 빠듯하게 살아가는 것은 인간이라는 생물에 국한되는 것일지 모르겠다.
장맛비라고 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적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내리는 빗줄기는 요 며칠 시원하게 내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빗방울을 감아내고 대신 뜨거운 햇살을 쏟아낸다.
곡식이 풍요롭게 익어가려면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하는데 말이다.
이른 아침의 호박꽃은 봉오리를 앙 다문채로 엄지손가락 만한 호박 열매를 뱉어낸다. 사실 이 사진을 크게 싣고 싶었는데 크기가 커지니 용량도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로딩에도 문제가 있어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최적의 크기로 올려본다. 400 사이즈
그래도 호박 사진치곤 꽤 근사하게 잘 찍혔다.
물론 커다랗게 익은 열매가 아니라서 좀 곰살맞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아침에 글 하나 쓰고 나서 연실 호박꽃과 열매를 보고 나서 이제 좀 쉬고 있다. 일주일 일했으니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우리가 매일 보는 길쭉한 주키니처럼 길쭉한 모양이나 작고 동그란 모양의 둥근 호박이 아니라 해도 노지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려 저런 열매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 신기하지 않은가?
그리고 매미가 운다.
수년을 땅속에서 굼벵이로 지내다가 때가 되면 나무를 따라 올라오는 매미, 탈피를 한 번 하고 나서는 드디어 제짝을 찾기 위해 한 여름을 불태우며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연실 울어댄다.
누군가는 매미가 우는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일까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여자~ 여자~ 하는 것.
어쨌거나 이 녀석들의 목표는 짝짓기니까.
호박과 매미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계절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던 일을 하든 간에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쉴 수 있을 때는 푹 쉬는 것이 좋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그 정도는 자신에게 선물할 수 있지 않은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아등바등할까.
먹고살기 위해 누구나 힘겹게 버텨가며 인생을 쌓아 올리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그래도 참 속상한 건.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인생을 쌓아가도 정작 자신에게 무엇하나 마음 놓고 덜어내주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자신을 돌보는 것.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는 것. 잘했다 칭찬하는 것.
오늘은 해보도록 하자.
그래 한 주 동안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