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부터 오기 시작한 비는 다음날이 돼서도 계속 내린다. 이것이 봄비 인지, 혹은 여름비인지 잘 모르겠지만 요 며칠 갑자기 더워진 날씨를 식혀주기에는 제법 아닌가 싶다. 봄 답지 않은 무더위에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들도 빗방울에 모두 떨구어 내겠지.
봄과 여름의 중간 어디쯤, 비 내리는 하루
요 며칠 동안은 봄 날씨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더웠다. 낮 기온이 25도를 훌쩍 넘어서는 무더위,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인색하게도 그런 것 없이 뜨거운 공기만 맴돌던 날이 많았더랬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벚꽃도 일찍 개화했다. 작년 이맘때 아마 꽃 구경을 갔었는데 올해는 이맘때는 벚꽃이 거의 다 지는 시기이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로 아마 남은 몇몇개의 꽃잎도 떨구겠지.
벚꽃이 지고나면 다음에는 어떤 꽃들이 필까. 내 생각에는 아마 이런 순서로 필 것 같은데 말이다.
진달래> 꽃이 거의 다 짐- 매화 > 약간 남아 있음
목련> 거의 다 떨굼- 개나리·
벚꽃> 개나리는 유지, 벚꽃은 거의 다 짐 - 조팝 > 피기 시작함
- 철쭉(산철쭉) > 피기 시작함
- 이팝 > 개화전
어제부터 내린 비가 봄비인지 여름비인지 모를 봄과 여름의 중간 어디쯤 되는 비라고 해 두면 될까? 덥지 않아 좋기도 하지만 왠지 울적한 기분보다는 쓸쓸한 느낌이 좀 더 나는 빗방울이다.
아직 꽃놀이, 꽃구경을 가지 못한 사람들은 벚꽃은 포기하고 다음에 피는 이팝나무 꽃을 노려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이미 벚꽃은 다 져버렸다.
오늘은 4월 5일 식목일인데 때 맞춰 내려주는 빗방울이 고맙기도 하다.
예전에는 이날에 나무 심기도 하고 (그때는 공휴일이었던 것 같았은데) 집에서 놀았던 기억이 얼핏 나기도 하는데, 요즘은 나무 심기를 하려나 모르겠다.
여하튼.
내리는 비가 반갑기는 한데 꽃잎이 다 떨어져서 그건 조금 아쉽기도 하다.
후덥 했던 더위를 시원하게 씻어주니 좋기도 하고.
오늘 하루는 그냥 이렇게 보슬보슬 내려 주었으면 좋겠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