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출근을 하기 때문에 산자락에 핀 개나리나 매화, 벚꽃 등 이러저러한 많은 풍경들을 볼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볼을 스쳐가는 봄 바람은 때론 향긋하게 가슴속으로 다가온다.
미세먼지는 차치하고라도 봄은 충분히 그 나른함을 즐길만한 여유를 준다.
꽃피는 춘삼월이라고 했던가?
3월에 들어서면서 지난달 까지 움츠렸던 많은 꽃 봉오리들이 살금살금 그 모양을 잡아간다.
이러다 한 순간 훅 피고 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목련이 피기 시작하던데..
비탈길을 따라 내려오면 양 옆으로 심어놓은 개나리들은 벌써부터 노랗게 그 자태를 뽐낸다.
매화꽃은 일찌감치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벚꽃이 핀 곳이 있다더라. 아마 여기보다 조금은 더 따뜻한 남부지방이겠지? 하지만 봉오리가 살짝 벌어진 걸 보면 머지않아 여기도 한껏 뽐을 내겠지.
비록 아직은 꽃 구경하러 다니기가 망설여지는 시기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나을 것 같다.
백신도 접종이 시작되었고 그 속도도 빨라서 이제 일반인(우선순위에 따라)도 접종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이 징그러운 전염병이 좀 잠잠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근길 돌아서는 산책로에는 잔뜩 심어놓은 철쭉이 있다. 영산홍도 보이고 그 뒤로 산자락엔 진달래도 있다.
어떤 녀석이 먼저 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본격적인 봄의 향연 같다.
지천으로 흘러 넘치는 꽃 향기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슬그머니 그 향기를 느끼게 해 준다.
계절은 심히 오묘하기도 하다.
시간과 발맞춰 인간따윈 전혀 범접할 수 없는 순리를 보여준다.
아. 이런 계절엔 한 껏 기지개를 켜며 마음에 묵혀두었던 응어리를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