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알게 모르게 내 곁을 지나간다.
오늘은 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이다. 달력에 표기된 이런 날을 일일이 찾아가며 기념하는 사람도 없을 테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이제 이틀 뒤면 11월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가을은 보통 9월부터 11월 초순 까지라고 하던가? 만약 그렇다면 이제 거의 끝자락이라고 해야겠지.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1월부터 되돌아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금세 훌쩍 지나가 버리니 말이다.
올해 초에는 사상 최대의 더위가 온다느니 뭐라느니 떠들어댄 기억이 있고 - 그러고 보면 참.. 기상청은 뭘로 날씨를 예상하는 건지.. - 중궈런 사태가 터지면서 온갖 나라가 뒤숭숭해졌다.
실제 올여름은 그닥 덥지 않았고, 덕분에 마스크 쓰는 것도 한결 쉽다고 해야 할까?
미세먼지와 황사에도 꿋꿋하게 마스크를 쓰지않고 버티던 이웃집 어르신도 언제부턴가 마스크를 쓰시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얏얏 온갖 끼의 오오라를 풍기며 배드민턴을 치던 동네 아저씨랑 아줌마들도 날을 가려가며 운동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하천 조깅길을 꾿꾿하게 달리는 사람도 있다.
참 말 안 들어요. 그러고 나중에 욕을 하지.
이렇게 시작된 2020년의 1월이었다.
한 달, 두어 달만 기다리면 나아질 듯 나아질 듯하다가도 다시 심각해지고 온 나라가 들썩인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권이라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보편적 이야기에 불과하고 내가 사는 이 지역은 여전히 여기저기 갑툭튀로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지역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놓은 사람은 담 넘어 이웃집 구경하듯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뭐.. 어쩌겠누. 참 사람은 모를일일다. 전혀 정감이 가지 않고 욕지거리가 나오는 사람도 있으니..
느지막한 가을의 퇴근길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제법 벌어지면서 아침 기온이 10도를 넘을 때가 별로 없다.
가을을 정리하고 겨울로 들어서기를 연습하는 것 마냥 조금씩 조금씩 그 간격을 좁히고 있다.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잎과 산등성이를 보면 아직 꽤 남은 듯한데, 이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여전히 갈길 바쁘다는 듯 나를 채근하며 올해의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11월과 12월이면 올 2020년도 끝난다.
혹자는 어서 이 지겨운 한 해가 끝나길 바라는 사람도 있고, 막연하게 내년이면 지금보다 좀 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기대에 그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어떨까.. 내년엔..
날이 좋은 날은 하늘이 무척 아름다운 송도. 올해는 전혀 구경하지 못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망설여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일부러 피하게 되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예전에 시간 날 때마다 다녀온 송도를 올핸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다. 날이 좋은 날은 진짜 파란 하늘을 구경할 수 있는 그곳도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그래도 한 가지는 세계가 뒤집어질 때도 우리나라는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잘 뽑아야 한다.
닥쥐였다고 생각하면 앞이 노래진다. 생각하기도 싫지.
그래도 연실 나라 안되길 바라는 족속들은 여기저기 넘쳐난다. 당신들 나라로 가라구.
이틀 남은 10월, 11월의 시간에 가을은 끝날 것 같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