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한 존재 같다.
여름이 오면 겨울을 기다리고, 겨울이 오면 그렇게 무덥던 여름을 기다리게 된다.
비가 내리면 눈이 오길 기대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첫눈이 내리고 - 그것도 오는 둥 마는 둥 - 한 참이 지났건만 겨울다운 눈은 내릴 기미가 안 보인다.
어제부터 보슬보슬 내리던 비는 오늘까지 좀 더 굵직한 모양새로 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땅을 헤집듯 내리는 건 아니지만 주구장천 축축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그래.. 뭐.. 비면 어떠랴.. 하지만, 속내는 눈을 기다린다.
그래도 겨울인데.. 겨울이면 눈이 좀 와야 하지 않을까? 좁은 이기심이라고 해도 말이다.
새해 2020년도 이제 한 주가 지나가고 있는데 좀체 겨울 같은 느낌은 나지 않는다.
올해 1월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버릴 것 같다.
월말에 설날이 끼여있어 더 그렇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명절 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아쉽게도 토요일이 들어있어 생각보다 그리 오랫동안 여유 있는 쉼을 얻지는 못할 듯하다. 직장인들이라면 더 아쉽겠지..
나이가 적으나 많으나 달력을 보며 빨간 날을 셈하는 건 똑같은 것 같다.
오늘같이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에는 구슬픈 음악이나 흘러간 옛 노래가 생각난다.
지금 세대야 모르겠지만 옛 가수들의 구슬프게 흘러가는 노랫소리는 심금을 울리기 딱 좋다.
파전에 간단한 반주를 하며 온갖 청승은 혼자 다 떠안은 듯.. 그런 날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젊은 혈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던(?) 그런 시기가 나도 있었을까?
지워져 가는 기억을 더듬으며 잠시 잠깐의 젊음을 되돌아본다.
참 철없던 시절이었지..
비가 오면 별별 생각이 다 난다.